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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 물은 한 번도 흐른 적이 없다

CHAPTER / 02

생각의 틀을 깨야 한다

혜암 김상복 선생님 법문집

우리는 수행을 하면 몸과 마음이 깨끗해진다고 여긴다. 더러워진 것이 깨끗해진다면 깨끗해진 것이 다시 더러워진다는 얘기다. 이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우리는 원래부터 깨끗해서 더러워진 적이 없다. 질투나 미움, 분노 등에 빠지면 자신이 더러워졌다고 생각하지만 언제나 깨끗하다. 탐욕스러운 사람도 이미 깨끗한 상태이다. 우리 생명은 이대로 깨끗하고 온전하다.

날씨가 나쁘다는 것도 본질적으로 보면 좋은 것이다. 우리는 따뜻한 봄날에 김밥을 싸서 나들이를 갈 정도가 되면 좋은 날씨라 하고, 태풍이 불어 나무가 넘어지고 강물이 범람하면 나쁜 날씨라 한다. 그러나 몇 년만 좋은 날씨가 이어지면 세상은 가뭄으로 타들어 갈 것이고 동식물이 다 죽어갈 것이다. 자연에서 보면 볕이 따뜻하든, 매서운 바람이 불든, 강물이 범람하든 날씨는 항상 온전하다. 좋다, 나쁘다 하는 개념이 원래 없는데 우리의 유불리를 따져서 분별한다는 것이다.

밀림에서 사자가 사슴을 잡아먹는 것이 탐욕이고 죄악일까? 밀림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다. 우리가 많은 동물을 잡아 고기를 취하고 살고 있지만 그것도 역시 자연스러운 일로 여긴다. 자연에서는 원래 탐욕이란 것이 없다. 그런데 우리 인간 사회에서는 타인의 것을 뺏고 욕심에 눈이 멀면 탐욕이라고 가르친다. 자연에서 볼 때 똑같이 남의 생명이나 귀중한 것을 취했는데 전자는 탐욕이 아니고 후자는 탐욕이라고 한다. 그렇게 생각하도록 교육받았기 때문이다.

국유림의 나무를 훼손한 사람을 관청에 고발할지 말지를 고민하는 분이 오셨다. 우연히 목격한 그 행동이 불법이라면 100년 전에도 500년 전에도 불법이었을까? 아니다. 그때는 합법이고 오늘은 불법이라면 그것은 진리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시대가 옳다고 하는 기준을 그냥 따르며 살아간다.

우리는 교육이 시키는 대로, 사회문화적 통념대로, 정해진 규율대로생각하고 살아가고 있다. 그것이 현실적으로는 맞지만 그 안에 갇혀버리면 절대 나를 찾을 수 없다. 내가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생각의 틀을 깨야 한다.

혹시 내가 사회가 만든 보편적인 가치라는 틀 속에 묻혀서 사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스스로 경계 아닌 경계를 만들고 나를 제한하고 구속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누가 이 생각의 틀을 강요했을까? 누가 내 존재의 자유를 박탈했을까? 이렇게 끊임없이 나를 돌아보고 질문해야 한다.

그 누구도 나를 묶거나 구속하지 않았다. 내 스스로 내 결박을 만들었을 뿐. 우리는 이미 자유이고 해탈해 있으며 오염된 적이 없다. 탐진치도 원래 없는 것이고 불법도 애초에 없는 것이다. 나는 영원한 진리이다. 오늘의 진리가 어제의 진리가 아니라면 이미 그것은 가짜이다.

열 개의 이야기 · 전체 목차
  1. 01 어떻게 하면 깨달을 수 있을까?
  2. 02 생각의 틀을 깨야 한다
  3. 03 내 생각은 모두 틀렸다
  4. 04 나를 찾는 것은 내 마음을 아는 것이다
  5. 05 나는 왜 아직 깨어나지 못하는가?
  6. 06 내가 있어야 우주가 있다
  7. 07 존재감이 바로 나다
  8. 08 깨달음을 얻으면 무엇이 달라질까?
  9. 09 내가 존재한다는 이것만이 존재이다
  10. 10 “나는 우주의 시작이요, 끝이며 중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