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이 낮은 한 친구가 죽으려고 마음을 먹고 인도로, 네팔로 헤매고 다녔다고 한다. 무엇이 그를 그토록 절망하게 했을까? 누군가 강요한 것도 아닌데 죽어 마땅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자신을 비하한 것은 아니었을까? 누구나 바보처럼 자신에게 속고 살아가는 시간이 있기 마련이다. 그럴 땐 자신이 믿었던 세상의 가치가 자신을 가두는 감옥이 되기도 한다.
내가 누구인지 아직 찾지 못했다면, 기존의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바쁘고 치열하게 살아온 어느 구석에 자신을 팽개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더 이상 남의 생각을 끌어와 내 것이라고 착각하는 늪에 빠져서는 안 된다. 세상 사람들의 생각은 내 것이 아니다. 그래서 그동안 스스로 나를 가두고 살아온 삶이 행복하지 않았음을 돌아봐야 한다.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나는 누구일까? 앵무새같이 남의 말을 흉내 내지 말고, 남의 생각을 베끼지 말고, 순수하게 내가 주인인 내 생각을 찾아야 한다. 나를 구속하는 세상의 잣대를 버릴 때 내가 바뀐다. 그동안 내가 알던 나를 버릴 때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다. 교육을 통해 습득한 수많은 지식과 단편적 경험을 통한 인식, 그것들이 내 삶의 정답이라고 믿은 시간을 점검해 봐야 한다.
“오상아(吾喪我), 나는 나를 초상치렀다.”
《장자》의 〈제물론〉에 이런 구절이 있다. 오(吾)는 본래 면목의 나를 가리키고, 아(我)는 살아오면서 만들어진 나를 가리킨다. 내가 믿은 가짜인 나를 죽이라. 그동안 만들어진 내가 죽어야 본래의 내가 새로 태어날 수 있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