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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 물은 한 번도 흐른 적이 없다

CHAPTER / 10

“나는 우주의 시작이요, 끝이며 중심이다”

혜암 김상복 선생님 법문집

불교에는 조사 스님들이 제자들을 위해 남긴 1700 공안, 화두가 있다. 나를 찾는 가장 빠른 길을 제시한 수행법이다. 오랫동안 공부인들은 이 화두를 들고 밤낮으로 참구하며 나를 찾아왔다. 빨리 풀면 사흘이나 일주일 만에 풀고, 오래 걸리면 30년 지나도 풀기 어려운 것이 화두이다.

“달마대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이 무엇입니까?”
“뜰 앞에 잣나무(庭前栢樹子)이니라.”

조주 스님의 이 화두 역시 아무리 탐구해도 더 나아가지 않는다. 풀 수가 없다. 모든 화두는 그 자체에 아무런 뜻이 없다.
일반인들에게는 깊은 의심을 통해 정신을 극도로 집중시켜 깨달음을 얻는 이 화두 수행이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종교적 수련회나 명상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비우는 시간이라도 가지고 싶어 한다.

하지만 세상은 숨 가쁘게 변해가고 물질은 인간의 정신을 지배한 지 오래다. 따로 한가롭게 시간을 내어 화두 참구를 한다는 것은 절대 쉽지 않다. 화두는 일념으로 간절히 참구하는 것이 관건이다. 어디서 무엇을 하든 가슴 깊은 곳에서 저절로 간단없이 솟구치는 간절함이야말로 나를 찾는 지름길이다. 이에 쉽고 이해하기 쉬운, 현대인에게 맞는 화두 하나를 제시하고자 한다.

“나는 우주의 시작이요, 끝이며 중심이다.”

이것은 기존의 불교에서 사용하는 화두가 아니다. 필자가 사십 대 초반에 우주와 합일하여 얻은 깨달음이다. 이를 새겨들은 사람들이 많이 깨어났고 앞으로도 지친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듬뿍 건네줄 것이다.

이 화두는 이미 뜻이 드러나 있어 곱씹을수록 내 존재의 의미가 더욱 깊이 느껴진다. 생각이 날 때마다 계속 이 말을 되뇌이며 마음을 들여다보는 연습을 하면 좋다. 이렇게 꾸준히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마음이 긍정에너지로 점점 바뀌어 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내가 우주의 시작이면 미운 사람도 나다. 사랑하는 사람도 나 자신이다. 고통도, 행복도 나 자신이고 그러면 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진다. 그래서 정말 삶이 당당해지면서 위축감이나 열등감이 쑥 물러간다.

지금 이 순간 내가 존재해야 산에 핀 함박꽃이며, 복숭아꽃이며, 진달래를 볼 수 있다. 또한 내가 존재해야 아들이 온다 간다, 집이 넓다 좁다, 누군가 밉다 사랑한다 등의 온갖 생각을 펼칠 수 있다. 공자가 위대하고 장자가 위대하다는 것도 내가 있어야 그 말을 할 수 있다.

부처님이 아무리 연기법을 말해도 중요한 것은 내가 없이는 아무 의미가 없다. 그것이 아무리 진리라 해도 그 법을 알 수 있는 내가 있어야 한다. 내가 없이는 이 세상이 없다. 궁극으로 말하면 이 세상 모든 것의 출발이 나라는 것이다. 내가 이 우주의 시작이고, 이 세상의 시작이다. 그래서 이 세상은 나, 본성의 나타남인 것이다. 나의 소멸이 이 우주의 소멸이다.

지금 이 순간 존재함이 기적임을 알고 자신 있게 살아갈 때 그 무엇에도 걸림이 없다. 당당한 나를 찾고자 하면 언제나 중심에 나를 두어야 한다. 이 우주엔 나밖에 없다. 나는 우주 전체다.

열 개의 이야기 · 전체 목차
  1. 01 어떻게 하면 깨달을 수 있을까?
  2. 02 생각의 틀을 깨야 한다
  3. 03 내 생각은 모두 틀렸다
  4. 04 나를 찾는 것은 내 마음을 아는 것이다
  5. 05 나는 왜 아직 깨어나지 못하는가?
  6. 06 내가 있어야 우주가 있다
  7. 07 존재감이 바로 나다
  8. 08 깨달음을 얻으면 무엇이 달라질까?
  9. 09 내가 존재한다는 이것만이 존재이다
  10. 10 “나는 우주의 시작이요, 끝이며 중심이다”